재판에 대한 방송의 허용 여부에 관하여

이른바 ‘석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의 상영 후, 사법부 내외에서는 그 영화의 내용 중 어느 부분이 사실(fact)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fiction)인지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일생을 살아가며 재판을 실제 받아보거나 방청한 사람들 외에 평생 재판 한 번 받아 보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위 영화를 보고 나서 사법부 내지 판사들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인식들이 쌓이게 되면 이는 결국 우리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인데, 만약 위 ‘석궁’ 사건에 대한 재판이 실시간으로 방송되었다거나 현재까지 그대로 녹화되어 있다면 최소한 법정에서 일어났던 사실관계의 존부에 대하여는 논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판의 방송에 대한 궁극적 찬성론자인 필자는 재판의 방송을 제한하고 있는 관련 국내 법규를 검토하고, 그에 관한 법관들의 시각을 설문조사를 통하여 분석한 다음 역사적으로 재판 방송에 관하여 다양한 사례를 가지고 있는 미국 각 주 법원 및 연방법원의 재판 방송에 대한 인식 및 그 태도 변화를 조사하였다. 그리고 나서 이를 바탕으로 재판 방송에 대한 허용설과 불허설을 상정한 다음 각 견해에서 나올 수 있는 근거들, 즉, 우리나라에서 재판의 방송을 허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얻을 수 있는 이익들에 대하여 상세히 살펴보았고, 최종적으로는 재판에 대한 방송이 과연 사법신뢰 증진이라는 목표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검토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