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서(醫書)에 수록되어 있는 의학적 이론은 수없이 많은 현상으로부터 귀납적으로 도출된 결과물이다. 이론은 수많 은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이기에 개별의 현상들의 연구도 이론의 연구만큼이나 중요하다. 의학에서 각각의 현 상 연구 중 가장 기본의 되는 것이 의안(醫案)연구 일 것 이다. 의안은 치료 당시의 질병 상태와 치료방법, 예후 등 을 기록하고 있기에 연구를 통해 의료의 구체적 실행 과정 을 보여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또 당시의 의료 환경과 의 사의 경향을 보여주면서 한시대의 의학적 모습을 제시하여 주기도 한다.1) 이러한 의안을 연구하는 연구자에게 있어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연구 대상의 보고(寶庫)이다. 승 정원일기는 조선시대 왕의 의학적 내용을 포함한 모든 것 을 기록하고 있기에 왕에 관한 의안들이 수없이 많이 기록 되어 있다. 게다가 다른 의안들이 단편적인 증상과 치료방 법, 예후만을 기록하고 있다면, 승정원일기의 의안들은 왕 의 일대기에 걸친 모든 질병과 처방, 예후 등이 기록되어 있어 왕의 건강의 변화 뿐 아니라 당시의 의료 환경을 파 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인조의 질병에 관한 선행 연구들이 있어왔다. 이러한 연 구들은 대부분 조선왕조실록을 기반으로 행해졌다. 그러기 에 이러한 연구들이 당시의 기록이 아닐 뿐 아니라 특정 편찬자의 사관에 따라 기록되었다는 조선왕조실록의 단점 을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선행연구를 자세히 살펴보 면 가장 선행되었던 연구는 홍성봉의 「朝鮮朝 歷代王의 壽 命과 그 死因」2) 이다. 홍성봉은 이 연구에서 조선 왕들의 수명과 사인을 연구하였는데, 각 왕의 수명과 사인을 대략 적으로 살펴본 연구였다. 2004년에 발표된 김인숙의 논문 두 편은 인조의 질병과 관련되어 특징적인 치료방법인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