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군사재정의 수량적 기초: 규모, 구성, 원천

이 연구는 1794년경에 작성된 『賦役實摠』의 분석을 중심으로 조선후기 군사재정의 규모와 구성, 그리고 원천에 대해 수량적인 파악을 시도한 것이다. 쌀로 환산한 공식적인 전체 재정규모 227만 석 중에 군사재정은 57만석으로 4분의 1을 차지하였다. 군사재정에 있어서 중앙재정과 지방재정은 대등한 규모를 갖고 있었다. 중앙 군사재정에서 병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조선후기의 군제가 5군영의 등장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연속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병조를 제외한 중앙 5군영의 군보수의 추이는 17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까지 20만 명에서 30만 명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 중에 京軍1만 6천 명과 병조의 상번군을 더한 1만 7천여 명 정도가 실질적인 중앙 군사력이었다. 지방의 군보수는 최소 45만 명 이상으로서 균역법 시행 시기와 비교하여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군보수의 증가는 조선후기 재정구조에 충격을 가하였을 것이다. 군사재정 수입원천의 주요 항목은 군보수입으로서 국가 재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점하였으며, 중앙에 비하여 지방에 월등히 높은 비중으로 배분되었다. 지방 군영의 재정운영은 군보수입의 비중이 높은 것이 일반적인데 통영의 경우에는 환곡이자 수입의 비중이 예외적으로 높았다. 지방 군영은 소속 읍으로부터 군포나 미곡, 동전을 상납받는 동시에 다양한 공물을 현물로 수취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