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看羊錄』의 여정에 따른 서술 방법

姜沆(1567~1618)의 『看羊錄』을 비롯한 임진왜란기 해외 체험 실기는 모두 일본에 잡혀가서 억류 생활을 하고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는 공동된 서술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큰 구조는 같지만 해외 체험 여정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간양록』의 개성은 여정에 따른 서술 방법의 특징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강항은 2년 반 가량의 긴 기간을 일본에 머무르고 일본 안에서도 두 차례 다른 곳으로 이송되었다. 일본에서의 긴 체류와 다양한 곳의 경험을 통해 여러 일본 사람을 만나고, 일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간양록』의 여정은 일본 억류 생활이 중심이 되었으며, 이는 여정을 중시하지 않아 요약적으로 제시하는 특징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와 반대로 일본에서 얻게 된 견문에 대해서는 자세하면서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강항은 일본에서의 견문을 일본에 있는 동안 「적중봉소」와 「적중문견록」 등으로 체계적으로 기술한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로 체계적으로 견문을 기술한 것은 임진왜란기 해외 체험 실기 중 『간양록』만이 갖는 특징으로, 강항의 여정을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