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테크놀로지의 다양화와 영화소비 경험의 변화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한 영화파일을 감상하는 일은 이제 많은 젊은이들에게 흔한 활동이 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그러한 현상을 ‘저작권 침해’라는 법적 관점이나, ‘부가 판권시장에 대한 영향’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보고자 하였다. 즉 그것의 일상화가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를 다운로드 실천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영화소비 방식, 그리고 그에 따른 수용자 경험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조명해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첫째, 다운로드 파일 이용자들의 영화수용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둘째, 그들의 수용경험은 이전의 다른 방식을 통한 영화 수용경험과 어떤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연구하였다. 조사를 위해 서울에 사는 20대 대학생 수용자들 107명의 자기기술지를 수집하였고, 25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분석은 특히 두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졌다. 먼저 다운로드 실천 자체의 문제이다. 구체적으로 영화파일 다운로드를 하는 개인적 동기가 무엇인지, 파일을 선택할 때 작동하는 분류틀은 어떤 것들인지, 그리고 다운로드가 다른 방식의 영화수용에 어떤 영향을 가져오는지를 검토해보았다. 다음으로 다운로드를 통한 영화소비 경험이라는 문제이다. 이를 위해 영화수용 경험의 객관적 조건이 크게 테크놀로지, 수용공간, 수용관습, 수용자 통제력의 하위수준으로 구성된다고 보고, 각 수준에 따른 다운로드 파일 영화소비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우리는 결론에서 다운로드 파일 영화소비가 이전의 영화관람과는 달리 ‘개인적’, ‘능동적’, ‘외연적’ 방식으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가로지르며 일어나고 있다는 데 주목하였다. 나아가 이와 같은 영화소비 경험의 변화가 ‘영상시대’라고 일컬어지는 현재 어떤 문화적 의미를 지니는지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