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서옥편(醫書玉篇)』 판본 비교 연구

『의서옥편(醫書玉篇)』은 1921년 김홍제에 의해 지어진 자전으로, 1929년, 1944년, 1963년에 각각 재발행되었는데, 1929년 · 1944년 판본은 초판본과 동일한 계열의 판본이며, 1963년에 재발행된 판본은 수정 증보판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1963년 판에서 증보된 내용은 없었으므로, 1921년판본부터 1963년판본까지 모두 동일한 자종을 채택하고 있으며, 한글훈음에 필요한 수정만 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자전은 당시의 다른 자전과 마찬가지로 『전운옥편』의 214 부수 체계를 따르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丶’ 등 63개의 부수를 삭제하고 151개만 채택하여, 모두 2,020개의 표제자를 수록하고 있다. 김홍제가 이 자전을 편찬한 목적은 의원들이 임상에서 쉽게 필요한 한자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으므로, 수록된 자종도 한의학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한자들이 대종을 차지하는데, 각 표제자마다 그 자형을 대자(大字)로 제시하고, 한글 훈과 음, 한문석의 등을 배열하였다. 그런데 이 자전은 비슷한 시기의 다른 자전과는 달리 여러 가지 의미항과 자음(字音) 중에서 훈과 음을 하나씩만 달고, 한문 석문으로 보충 설명을 한 예가 많다는 점이 특이하다. 자종과 부수체계, 내용 구성, 석문의 내용 면에서는 초판본과 수정증보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수정증보판은 1921년의 음운현상과 표기법이 그대로 반영된 초판본을 수정하여 1963년의 국어에 맞도록 고쳐 펴낸 점이 다르다. 『의서옥편』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의학 전문자전으로 우리나라 한자 자전 발전사에서 상당한 가치가 있으며, 홍수처럼 비슷한 자전들이 범람하던 당시의 출판 상황 속에서 전문 자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워 한자를 선별하고 목적에 걸맞은 한글훈, 한문 석문을 선정 · 제시하였으므로, 이러한 노력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