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초기 『疑獄集』 간행과 ‘無冤’의 의지

중국 五代에 간행되었던 『疑獄集』은 1418년에 조선에서 復刊되었다. 조선초기의 위정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당시 조선의 의옥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의옥은 滯獄으로 인한 문제뿐 아니라 ‘의옥은 減刑한다’는 피의자 보호의 법리 때문에 도리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기도 했다. 『의옥집』에는 60여 조항에 달하는 의옥 해결 사례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강조된 의옥 해결의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관리들의 기지가 중요하다. 속임수에 가까운 방법도 동원되었지만 범인을 잡으려는 의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둘째, 관리의 섬세한 주의 및 관찰의 중요성이다. 『의옥집』의 저자는 五感을 모두 활용한 방법을 소개하고 위협이나 고문 없는 수사를 강조했다. 특히 과학적인 증거 수집과 추론 능력을 중시했다. 셋째, 過失의 경우 감형하고 故意 범죄는 엄형할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재량을 통한 ‘판결의 時中’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면서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였다. 『의옥집』의 저자는 법의 적용 [擬律]은 율문의 입법취지를 고려한 균형 잡힌 재량 과정임을 강조했다. 요컨대 『의옥집』은 ‘無冤’을 향한 仁政의 의지가 돋보이는 저작이다. 조선초 『의옥집』의 간행을 통해 당시 조선정부가 취한 ‘刑政의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