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무인식과 노동경험

이 연구는 지상파 방송사 파견직 FD들의 직무인식과 노동경험을 다룬다. 그들이 그들의 직업과 그에 따르는 업무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또 방송사 조직 내에서의 노동과정을 어떤 식으로 경험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 FD 7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그들이 방송사에 진입하게 된 계기부터 실제 업무와 노동환경, 노동과정에서 겪게 되는 차별과 불평등 경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식, 그리고 그들이 일을 지속하게 하는 심리적 동력과 상징적 보상을 검토하였다. 분석의 초점은 그들이 모든 객관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FD 노동을 선택하고 거기 몰두하게 만드는 상징적 역학과 개인적 전략에 맞춰졌다. 인터뷰 결과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특히 FD들이 착취의 현실을 일정하게 ‘간파’하면서도 그 부조리를 다시 합리화하고 또 정당화하는 ‘제약’에 놓이는 상황을 복합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문화산업 노동의 특수성, 방송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표상과 서사, 게임으로서의 프로그램 생산, 집단적 연대와 비판을 위한 물질적·제도적 기반의 결여 등이 그러한 제약요소로 기능한다. 우리는 방송노동 유연화 체제가 행위자들의 이러한 간파와 제약의 상호작용 속에서 작동한다고 해석하였다. 나아가 우리는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양한 불안정 노동 경험의 축적을 통해 유연경제체제에 부합하는 주체성을 형성해나가고 있지 않은지 질문해보았다.